자료조사
저는 수면과 피로, 우울증에 대한 책들을 읽었습니다. (도서목록은 글 마지막에 있습니다.) 그리고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요인들을 파악했습니다.
만성 피로에 대해서도 알아봤는데요. 원인은 대부분 수면장애와 우울증이라고 합니다. 결국 이 세 가지는 연결되어 있던 문제였습니다. 해결방법도 대부분 비슷했습니다.
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어떨까요?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고 피로해진다는 인과관계도 말이 됩니다.
그러니 실험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. 책들에 나온 해법들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.
- 신체 리듬을 건강하게 유지하기
- 수면 위생 상태를 쾌적하게 유지하기
-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치유하기
구체적인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.
수면 일지 쓰기
책을 쓴 학자들은 하나 같이 모두 수면 상태를 기록하라고 권했습니다. 저는 이미 Sleep앱을 써서 수면 상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. 하지만 이 강의를 듣는 분들은 Sleep앱을 모르실테니 사용법을 안내하는 강의가 있습니다.
주관적인 수면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여러 논문에서 피츠버그 수면의 질 척도를 쓰고 있었습니다. 하지만 낮에 졸린 경우에는 주간 졸음 척도가 따로 있었습니다. 그 중에서 많이 쓰인다고 하는 ESS(Epworth Sleepiness Scale)를 써보기로 했습니다.
피로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FSS 피로도 척도를 써보기로 했습니다.
거기에 학자들은 한 가지를 더 하라고 합니다. 바로 수면을 방해하거나, 도움이 되는 습관들을 추적하라는 겁니다. 그래서 수집계획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저는 신체리듬, 수면위생, 마음 건강을 추적하기로 했습니다.
신체 리듬
- 유산소와 근력 운동(30분간 80%)
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수면 상태가 좋아진다고 합니다. 잠에도 빨리 들고, 자고 일어났을 때 개운해진다고 합니다. 여러 책과 논문에서 하는 말을 종합해보니 최대심박수의 80% (20대 기준 분당 160회 정도) 강도로 30분 정도 하면 된다고 합니다.
저는 7분 운동이라는 앱을 이용해서 근력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. 연구에 따르면 고강도 7분 운동을 3번 하는 게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.
한편 유산소 운동은 낮에 밖으로 나가 달리기를 하기로 했습니다. 학교를 가는 날에는 집에 돌아와서 헬스 자전거를 타기로 했습니다.
- 요가, 필라테스하기
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. 어떤 연구에서는 12주까지는 유산소 운동이 더 효과가 있었지만, 12주 이후부터는 요가의 효과가 더 크다고도 합니다.
저는 과학적으로 엄밀하진 않지만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나온 영상을 따라해보기로 했습니다.
- 낮에 햇빛을 받기, 밤에 파란빛 피하기
원래 인간은 낮에는 햇빛을 받고 밤에는 빛을 안 받게 되어 있습니다. 낮에 햇빛을 받고, 밤에 파란빛을 피하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대사가 원활하게 되어 잠이 잘 오고 우울도 개선된다고 합니다.
저는 건물 안에서 책만 읽는 삶을 살았습니다. 낮에 밖에 나가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기로 했습니다.
한편 밤에는 방에 불을 끄고, TV나 핸드폰은 되도록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. 어쩔 수 없이 쓰더라도 블루라이트 필터를 사용하고요. 애초에 일찍 자는 게 좋겠죠.
- 규칙적인 수면 시간
밤에 자고 낮에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. 특히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수면 리듬이 안정된다고 하네요.
저는 매일 9시에 자고 5시 30분에 일어나기로 했습니다.
수면 위생
- 서늘한 온도에서 자기 (18~23도)
침실 온도는 따뜻하기보다는, 오히려 약간 서늘한 게 좋다고 합니다.
저는 여름에 쓰던 얇은 이불을 덮고, 보일러 온도도 22도 정도로 맞추기로 했습니다.
- 술, 담배는 나쁘다. 4시 이후에는 커피 마시지 않기.
당연하지만 알코올, 니코틴, 카페인은 수면을 방해한다고 합니다. 커피를 마시더라도 오후 4시 이후에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고 합니다.
저는 애초에 셋 다 안 하고 안 마시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기로 했습니다.
- 야식 먹지 않기
야식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.
원래 야식을 자주 먹진 않지만, 저녁을 늦게 먹을 때가 있었습니다. 가족과 이야기해서 밥을 자기 3시간 전까지는 먹기로 했습니다.
- 침실에서 TV나 컴퓨터, 핸드폰 쓰지 않기
침실에서는 잠만 자는 게 좋다고 합니다. 침실 = 잠을 자는 곳이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.
저도 자기 전에 컴퓨터를 하는 습관이 있고, TV가 있는 거실에서 잡니다. 자기 전에 컴퓨터랑 핸드폰을 멀리하기로 했습니다. 잘 때도 되도록 TV랑 멀리 떨어진 자리를 찾기로 했습니다.
- 자기 전에 따뜻한 물에 목욕이나 샤워
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. 자기 전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개운하고 잠이 잘 오죠.
마음 건강
- 인지행동치료
인지행동치료는 나를 우울하게 만들고 잠 못들게 하는 극단적인 생각들을 논리적으로 바꿔보는 치료입니다. "잠을 자야만 해!"하고 생각할 수록 잠이 안 온다는 건 누구나 공감하시겠죠. 우울과 수면장애를 치료하는데 근거 기반으로 입증된 방법입니다. 자세한 방법은 [10분 CBT ]나 [우울할 땐 뇌과학] 같은 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.
- 수용전념치료
수용전념치료는 불안과 우울을 받아들이고 가치있는 삶에 전념하는 치료법입니다. 우울 뿐만 아니라 수면 장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. 자세한 방법은 [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] 같은 책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.
저는 수용전념치료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. 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책을 읽고 과제를 만들어서 혼자 연습해보기로 했습니다.
- 감사 일기 쓰기
감사일기는 긍정심리학 계열 치료방법에서 강조하는 치료법입니다. 역시 우울과 수면 장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는데요. 살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작고 소중한 것들을 되새기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.
저는 예전에 감사 일기 쓰는 걸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. 이번 기회에 습관을 들여보기로 했습니다.
- 표현적 글쓰기
표현적 글쓰기는 내 마음 속 트라우마나 힘든 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글쓰기입니다. 특히 [우울할 때 뇌과학]저자는 수면에 대한 장에서 표현적 글쓰기를 적극 추천합니다. 더 알고 싶으시면 [글쓰기 치료]같은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.
저는 표현적 글쓰기 치료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. 확실히 불면증이 더 나아졌었고,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.
- 마음챙김 명상
자기 전에 의식처럼 명상을 하며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고 합니다. 마음챙김 명상은 수용전념치료와 함께 3세대 인지행동치료를 이끌고 있는 치료방법이고, 둘 다 만성 피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.
저는 MBCT라는 마음챙김에 기초한 인지치료 명상을 했었습니다. 하지만 꾸준히 이어가질 못했습니다. 작심삼일이라도 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.
해야 할 게 너무 많아!
결국 좋다는 방법들은 다 한 번쯤은 해봤던 것들이었습니다. 문제는 방법이 없다는 게 아니라, 너무 많다는 거였습니다. 이걸 모두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까요? 또 이 중에 저에게 맞는 방법은 무엇인지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을까요?
그래서 한 번에 모든 걸 하진 않기로 했습니다. 대신 1주일 동안 신체리듬, 수면위생, 마음 건강 중에 하나씩 붙잡고서 집중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. 이렇게 하면 교란요인을 차단하고 무엇이 저에게 도움이 되는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.
더 자세한 이야기는 분석 목표 설정에서 이어집니다...
수면과 우울증에 대한 도서 목록
[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] 매슈 워커 지음, 이한음 옮김, 열린책들, 2019.
[하버드 불면증 수업] 그렉 제이콥스 지음, 조윤경 옮김, 예문, 2019.
[수면장애의학] 홍승봉, J Korean Med Assoc, 2013
[과도한 주간 졸림증] 신윤경·홍승철, Korean Med Assoc, 2008
[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] Steven C. Hayes,Spencer Smith 지음, 민병배,문현미 옮김, 학지사, 2010
[The Upward Spiral 우울할 땐 뇌과학] Korb PhD, Alex, New Harbinger Publications, 2015
[The Upward Spiral Workbook] Korb PhD, Alex, New Harbinger Publications, 2019